무섭진 않습니다
그때도 그랬지만 제가 겪은 일이 귀신을 만난 것인지 혼자만의 착각인지 모르겠지만 유일한 경험담이라 써봅니다
저는 10군번으로 육군 수송대 행정병이었습니다
제가 있던 부대는 운전병을 당직 세울 시 졸음운전 위험이 있다하여 행정병만 당직을 세웠습니다(다른 수송대는 운전병도 당직을 세웠다 하더라구요)
상병 11년도 초가을쯤 상병이던 시절
당시 저는 한달에 풀당직(밤새는 당직) 1번 반당직(24시까지 서고 잠시 자면 새벽에 풀당직이 깨워주는 당직) 2번을 섰는데 풀당직을 설 때도 순찰을 핑계대고 내무실에 가서 몰래30분씩 자곤 했습니다
그렇게 자다가 다른 중대 아저씨가 찾으러 오는 경우가 많았고 행정병이다보니 당직을 서는 간부의 필요에 의해 새벽에 깨워지는 일이 종종 있어서 새벽에 호출되는게 당연히 여겨지게 되었습니다
사건 당일
막내를 놀린다고 내기를 걸고 이긴 후 내무실 침상 사이 복도에 있는 테이블에 메트리스를 깔고 자라고 드립을 치는데
(테이블은 직사각형으로 가로로 두면 양쪽 침상 거리에 딱 맞아서 두 절벽을 잇는 다리처럼 연결하는 모습이 됩니다)
그걸 분대장이 보고는(3달 차이라 친했습니다) 막내 그만 괴롭히고 오늘은 네가 당해보라며 저보고 거기서 자라고 했습니다
장난삼아 한 말이었지만 약간 노홍철 똘끼가 있던 저라 재밌겠다 싶어 테이블에서 잠을 잤습니다
테이블 폭은 성인남성 어깨넓이만해서 움직이면 떨어질 수도 있어서 천장을 보고 바로 누워서 잤습니다
새벽에 누가 깨우더군요
깨웠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지금은 규율이 많이 풀렸다는 말을 들었지만 당시는 선임 몸에는 손을 대는 것이 허용되지 않았습니다
때문에 깨울 때는 조용조용히 불러서 깨워야했죠
눈을 떠서 보니 병사 하나가 쪼그려앉아서 말합니다
"XXX상병님 당직사관님이 찾으십니다"
어깨에 힘이 좀 들어간 시기였고 압존법이 나오길래 당연히 후임일거라 생각했습니다
"ㅇㅇ 알겠다"
이러고 다시 눈을 감았는데 아직 안갔는지
"XXX상병님 당직사관님이 찾으십니다 지금 바로 가셔야합니다"
"아 슈바 알겠다고"
있지도 않는 가오 세운다고 짜증내며 일어나서 전투모 쓰고 활동화를 찾으니 조용히 나가더군요
간부가 부르는데 정신이 나가서인지 졸음이 쏟아져서인지 썼던 전투모를 벗고 다시 테이블에 누워 잠이 들었고 아침이 되었습니다
눈을 뜨자마자 "아 씨바 ZOT됐다" 이러며서 전투모 쓰고 지휘통제실로 가서 저희중대 당직병을 찾았습니다
"야 새벽에 나 왜 찾았냐"
"??? 찾은적 없습니다"
"새벽에 사관이 나 찾는다고 부른적 없냐"
"저 반당이라서 일찍 들어가서 잘 모른겠습니다
대대 당직병이 아마 풀당이었을 겁니다"
마침 대대당직병이 친분 있는 아저씨라 물었습니다
"혹시 새벽에 사관님이 나 찾은적 있어요?"
"사관님 풀로 주무셔서 그런적 없는거 같은데요"
일단 당직사관한테 털릴 일이 사라지자 긴장이 확 풀리면서 새로운 가정이 떠오르더군요
운행 나갔다가 새벽에 들어온 놈이 장난친 것이다
행정병 업무가 아침에 집중되어 있어서 점심 때 분대장과 밥먹으면서 얘기를 했습니다
야밤에 이런 일이 있었다 범인 잡아서 조져야한다
그러고 기억을 더듬어 그녀석 인상착의를 떠올리는데
얼굴은 기억나지 않고 생각해보니 목소리도 생소했던 것 같았습니다
그나마 체격이 기억이 났습니다
쪼그려앉았을 때의 눈높이가 테이블에 누운 제 눈높이와 비슷했고 외소한 체격 그리고 전투복 차림(부대 특성상 근무복을 입었고 전투복은 특정 운행때나 훈련시 또는 당직시에만 입었습니다)
해서 전날 운행기록에 전투복 착용했던 인원을 찾았는데
그런 운행이 없었습니다
이야 이놈 치밀하게 준비했구나 일부러 전투복까지 입다니 이러면서 내무실 복도에 쪼그려앉았습니다
제 키가171입니다
테이블이 제 명치에도 안 오더군요
대충 계산해보니저보다15cm이상 작아야한다는 계산이 나오는데 저희 중대에는 그런 사람이 없었습니다
그 순간 저는 다른 중대에서 원정 장난친건가 이러는데 같이 있던 사람들이 어어 하면서 소름 돋는다는 겁니다 귀신 아니냐면서
어 그럴수도 있겠다 드디어 나도 귀신을 본거구나 싶어서 신나있는데 분대장이 한마디 하더군요
"너 그거 따라갔으면 다시는 못 돌아는거 아니었냐"
그걸 듣고 나서야 소름이 돋더군요
처음에 가자고 할 때 안가는걸 다시 가자고 재촉한게 떠오르면서요
"야 그래도 짬 좀 먹었다고 꼬장 부린게 너 살렸다ㅋㅋㅋㅋ" 이러고 테이블에서 자는걸 금지시켰습니다
저처럼 제정신이 아닌 이상 그런데서 잘 사람은 없겠지만요
가끔가다 다른 군대괴담을 읽으면 그곳에서 근무했던 군인의 혼령이 귀신이 되어 나오는데 제 경우도 과거에 당직병이 아니었을까 추측해보기도 합니다
그때도 그랬지만 제가 겪은 일이 귀신을 만난 것인지 혼자만의 착각인지 모르겠지만 유일한 경험담이라 써봅니다
저는 10군번으로 육군 수송대 행정병이었습니다
제가 있던 부대는 운전병을 당직 세울 시 졸음운전 위험이 있다하여 행정병만 당직을 세웠습니다(다른 수송대는 운전병도 당직을 세웠다 하더라구요)
상병 11년도 초가을쯤 상병이던 시절
당시 저는 한달에 풀당직(밤새는 당직) 1번 반당직(24시까지 서고 잠시 자면 새벽에 풀당직이 깨워주는 당직) 2번을 섰는데 풀당직을 설 때도 순찰을 핑계대고 내무실에 가서 몰래30분씩 자곤 했습니다
그렇게 자다가 다른 중대 아저씨가 찾으러 오는 경우가 많았고 행정병이다보니 당직을 서는 간부의 필요에 의해 새벽에 깨워지는 일이 종종 있어서 새벽에 호출되는게 당연히 여겨지게 되었습니다
사건 당일
막내를 놀린다고 내기를 걸고 이긴 후 내무실 침상 사이 복도에 있는 테이블에 메트리스를 깔고 자라고 드립을 치는데
(테이블은 직사각형으로 가로로 두면 양쪽 침상 거리에 딱 맞아서 두 절벽을 잇는 다리처럼 연결하는 모습이 됩니다)
그걸 분대장이 보고는(3달 차이라 친했습니다) 막내 그만 괴롭히고 오늘은 네가 당해보라며 저보고 거기서 자라고 했습니다
장난삼아 한 말이었지만 약간 노홍철 똘끼가 있던 저라 재밌겠다 싶어 테이블에서 잠을 잤습니다
테이블 폭은 성인남성 어깨넓이만해서 움직이면 떨어질 수도 있어서 천장을 보고 바로 누워서 잤습니다
새벽에 누가 깨우더군요
깨웠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지금은 규율이 많이 풀렸다는 말을 들었지만 당시는 선임 몸에는 손을 대는 것이 허용되지 않았습니다
때문에 깨울 때는 조용조용히 불러서 깨워야했죠
눈을 떠서 보니 병사 하나가 쪼그려앉아서 말합니다
"XXX상병님 당직사관님이 찾으십니다"
어깨에 힘이 좀 들어간 시기였고 압존법이 나오길래 당연히 후임일거라 생각했습니다
"ㅇㅇ 알겠다"
이러고 다시 눈을 감았는데 아직 안갔는지
"XXX상병님 당직사관님이 찾으십니다 지금 바로 가셔야합니다"
"아 슈바 알겠다고"
있지도 않는 가오 세운다고 짜증내며 일어나서 전투모 쓰고 활동화를 찾으니 조용히 나가더군요
간부가 부르는데 정신이 나가서인지 졸음이 쏟아져서인지 썼던 전투모를 벗고 다시 테이블에 누워 잠이 들었고 아침이 되었습니다
눈을 뜨자마자 "아 씨바 ZOT됐다" 이러며서 전투모 쓰고 지휘통제실로 가서 저희중대 당직병을 찾았습니다
"야 새벽에 나 왜 찾았냐"
"??? 찾은적 없습니다"
"새벽에 사관이 나 찾는다고 부른적 없냐"
"저 반당이라서 일찍 들어가서 잘 모른겠습니다
대대 당직병이 아마 풀당이었을 겁니다"
마침 대대당직병이 친분 있는 아저씨라 물었습니다
"혹시 새벽에 사관님이 나 찾은적 있어요?"
"사관님 풀로 주무셔서 그런적 없는거 같은데요"
일단 당직사관한테 털릴 일이 사라지자 긴장이 확 풀리면서 새로운 가정이 떠오르더군요
운행 나갔다가 새벽에 들어온 놈이 장난친 것이다
행정병 업무가 아침에 집중되어 있어서 점심 때 분대장과 밥먹으면서 얘기를 했습니다
야밤에 이런 일이 있었다 범인 잡아서 조져야한다
그러고 기억을 더듬어 그녀석 인상착의를 떠올리는데
얼굴은 기억나지 않고 생각해보니 목소리도 생소했던 것 같았습니다
그나마 체격이 기억이 났습니다
쪼그려앉았을 때의 눈높이가 테이블에 누운 제 눈높이와 비슷했고 외소한 체격 그리고 전투복 차림(부대 특성상 근무복을 입었고 전투복은 특정 운행때나 훈련시 또는 당직시에만 입었습니다)
해서 전날 운행기록에 전투복 착용했던 인원을 찾았는데
그런 운행이 없었습니다
이야 이놈 치밀하게 준비했구나 일부러 전투복까지 입다니 이러면서 내무실 복도에 쪼그려앉았습니다
제 키가171입니다
테이블이 제 명치에도 안 오더군요
대충 계산해보니저보다15cm이상 작아야한다는 계산이 나오는데 저희 중대에는 그런 사람이 없었습니다
그 순간 저는 다른 중대에서 원정 장난친건가 이러는데 같이 있던 사람들이 어어 하면서 소름 돋는다는 겁니다 귀신 아니냐면서
어 그럴수도 있겠다 드디어 나도 귀신을 본거구나 싶어서 신나있는데 분대장이 한마디 하더군요
"너 그거 따라갔으면 다시는 못 돌아는거 아니었냐"
그걸 듣고 나서야 소름이 돋더군요
처음에 가자고 할 때 안가는걸 다시 가자고 재촉한게 떠오르면서요
"야 그래도 짬 좀 먹었다고 꼬장 부린게 너 살렸다ㅋㅋㅋㅋ" 이러고 테이블에서 자는걸 금지시켰습니다
저처럼 제정신이 아닌 이상 그런데서 잘 사람은 없겠지만요
가끔가다 다른 군대괴담을 읽으면 그곳에서 근무했던 군인의 혼령이 귀신이 되어 나오는데 제 경우도 과거에 당직병이 아니었을까 추측해보기도 합니다